목록 간단 정리
1. Sunday in the Park with George
2. Evita
3. Fool for Love
4. Mary Poppins
5. Market Boy
6. The Last 5 Years
7. Guys and Dolls
8. The Boyfriend (ㅜ.ㅜ)
9. Billy Eliot
스케쥴을 잘 조정했으면 두 개 더 볼 수도, 아니 최소한 한 개는 더 볼 수도 있었는데 실패. 게다가 마지막 이틀에 화요일 이브닝 쇼였던 보이프렌드, 무대에서 이걸 탈보트 아저씨 연출도 어느 세월에 다시 보겠나 싶어 찾아갔던 오픈 에어 극장… 아아… 지랄맞게 아무 때나 비 뿌리는 영국 날씨 때문에 곡 세 개 듣다 말고 끝. 어흑… 무스기 이런 일이! 게다가 노렸던 타이터스는 금.토에만 공연하는 걸 미리 체크 안한 바람에 날라가고. 뭐… 페트릭 스웨이지와 아담 쿠퍼가 쌍두마차로 출연하는 가이즈 앤 달즈… ㅎㅎㅎ 아아… 정말…. 스웨이지 아저씨, 당신은… 그냥 스카이 하슈. 웬 네이든. 아니 이 아저씨 정말 제대로 그리스 빨이심. 예전에 브로드웨이에서 그리스 주연 하셨을 때 꽤 인기 있으셨다는 말 믿어드리겠음. 그 당시 언더 스터디가 바로 리처드 기어. ㅋㅋ 그러니까 리처드 기어가 시카고에 빌리 변호사로 출연한 것도 아주 아주 뜬금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이지요. 어쨋거나… 또 삼천포로 줄줄…
이번에 가장 즐거웠던 작품은 역시나 손영감님의 선데이. 두번째는 프린지(규모로는 off-off Broadaway) 극장인 메니에르 초콜릿 팩토리에서 본 The Last 5 Years. 세번째로 놀라웠던 건 야외극장인 오픈 에어 극장의 놀랍도록 깨끗한 음향 시스템. 뉴욕의 델라코르테는 반성하시라. (뭐, 뒤가 호수니 어쩔 수 없다 쳐도 그렇지… 자체 지지직은 용서 안됨) 그리고 빌리 엘리엇. 빌리 엘리엇의 힘은 원작 영화의 대본을 쓴 리 아저씨가 뮤지컬 대본을 담당한 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고 거기에 충실히 따라준 연출이 또 멋졌다. 그런데 점점 뮤지컬에 음악의 역할이 줄어간다는 것은 엘튼 존의 그저 그런 노래만 봐도 제대로다. 하지만 엘튼 존, 여기서는 뮤지컬이라고 목에 각 안 잡고 자기 특유의 파퓰러한 발라드를 쓸 수 있는 소재였기에 오히려 음악 면에서는 그가 그동안 써온 어떤 작품보다 자연스럽다. 물론 거기에는 필사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 받쳐 주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영국인들이나 우리나라 사람이나 가족의 의미에 목숨 건다는 걸 이 작품과 심지어 각색된 선데이, 그리고 같은 시기의 도시 소년 성장기인 마켓 보이를 보면서 느낀다. 이번에 본 작품 가운데 마켓 보이와 빌리 엘리엇이 같은 시기의 이야긴데 같은 포스터가 등장한다. 실업자 구직소 앞에 끝없이 늘어선 줄.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작품이 폴 몬티. 세 작품이 모두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달라서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 자세한 정리는 다음에.
Jonathan Pryce in Dirty Rotten Scoundrels

왼쪽부터 Norbert Leo Butz, Jonathan Pryce, Rachel York
프로듀서스에 이어 내가 사랑하는 뮤지컬 코미디 Dirty Rotten Scoundrels. 사실 작년 한해 이 작품과 The Light in the Piazza, 두 작품으로 인한 포만감으로 일년을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Spamalot도 있었지만 그건 포만감이 넘친 나머지 먹었던 걸 다시 확인한 경우라고나 할까…)
오리지널 존 리스고우 아저씨 후임으로 들어온 배우는 다름 아닌 조나단 프라이스 그래서 할 수 없이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절묘하게 막판 인터넷 할인 정보를 이용해서 절반값에 극장에서 제일 좋은 좌석에 앉는 행운까지… 존 리스고우가 뻔뻔함에 침튀기는 파워까지 갖춘 사기꾼이라면 조나단 프라이스는 미워할 수 없는 -극중 대사처럼 아무리 해도 uncharming이 될 수 없는- 그대 품에 안겨 영원히 속고 싶은 느낌을 주기까지 하는 사랑스러운 사기꾼을 연기하셨다.
<미스 사이공> 초연 당시 엔지니어를 맡아 ‘아메리칸 드림’을 뇌쇄적인 허리돌림으로 잘소화해냈다는 사실은 이미 영상 자료로 확인했지만 런던의 <나인> 초연때 맡았던 귀도 역은 영상 자료조차도 본적이 없어서 영원히 궁금할 것 같고, 영화 <에비타>에서 아직 팽팽하던 페론 대령의 얼굴을 더이상 기대할 수 없는 초로의 신사로 변해가고 있지만 그를 무대에서 직접 보게 된건 행운이었다. 왜냐면 지금은 캐스트가 또 바뀌어 이 작품에서 조나단 프라이스를 다시 볼래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포만감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려운 한해가 되고 있는거 같은데 할 수 없이 조나단 프라이스 포스터라도 뜯어먹으며 이 허기짐을 달래야 되겠다. T.T
Everything’s Turning Into Beautiful
다프네 루빈-베가, 오리지널 렌트의 발칙한 미미역으로 확 시선을 사로잡았던 카리스마틱한 배우다. 오리지널 시디를 들으면 알겠지만 이 여자의 허스키하면서도 힘이 가득한 목소리는 관객들의 시선을 떼질 못하게 한다. 그 이후로도 이 분이 납시는 공연이면 일단 믿고 보는데 하나도 실망한 게 없었다. 사실 그 모든 작품이 카리스마가 만빵하셨다. 그런데… 이 공연.. 소위 데미-뮤지컬이라고 할 만한 이 작품에서… 이 분, 완전히 변신하셨다. 그동안의 발칙하고 뻔뻔하고 당당하셨던 그 분위기 다 버리고… 어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여자인 나 마저도 무대 위로 뛰어올라가서 머리 쓰다듬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물론 내뱉는 단어들은… 그게 한국말이었드면 … 닭살이 우드드 돋으면서 홀딱 깼을 거다. 손톱을 귀엽에도 잘근잘근 물면서 ‘으음, 나는, 그러니까 내 말은, 당신은 결국 거짓말을 노래하는 거야!’ 하고 말하는 그 모습… 어흑. 여자들이여, 애교가 뭔지 배우고 싶다면 이 공연에서 루빈-베가양으로부터 배우시오! 아니, 루빈-베가가 연기하는 브랜다로부터 배우시오. 아우… 뭐가 말투부터… 아니 문 열러 나올 때부터… 심싱치 않으심.
암튼… 이 미치고 팔짝 뛰게 하는 흑인 로맨스 드라마… ㅡ.ㅡ;; 는 말하자면 순수하고 음악에 순수한 열정을 지닌 브랜다(게다가 힛트곡도 하나 낸 조금은 잘 나간 뮤지션인, 순수하다 라고는 해도 한국적 상상은 금물. 이게 흑인 캐릭터면 당연히 홀딱 섹시하고 당연히 홀딱 날라린데,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왕내숭 모드로 순식간에 돌아와야 함)가 온갖 브랜다 친구들과 다 잤던 개바람둥이 샘을 붙잡아 놓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내용이다. 그 와중에 둘 다 뮤지션인지라(샘은 브랜다와 왕년에 함께 음악작업을 했던 동료+음음) 둘이 랩이면 랩, 소울이면 소울, 브루스까지 막 부르고 추고, 놀고 하는데, 노래 자체는 정말 아니올습니다만, 두 분이 그 같잖은 노래에 서로의 배역으로서 완전 이입해서는 노래+연기를 하시니 관객들이 정말 미치더군.
결국 이 작품은 내용은 정말… 언급할 가치도 없지만 두 배우님께서 입신에 오르신 연기의 경지를 보여주시며 모든 헛점을 메꿔주신 놀라운 작품이렷다. 그렇다고는 해도 마침내 샘이 눈물을 보이며(젠장!) 브랜다에게 사랑을 호소하고 약한 모습을 보여주자 브랜다가 귀엽게 고개를 갸웃하더니 마침내 네고를 하자며, 노트를 들고 써내려가는 장면은… 으윽… 쓴다고 뭐가 바뀌냐? 게다가 한단 말이, 세탁이랑 요리는 내가 할께. 나 그거 좋아하거든. 이러는데, 으윽… 뭐 좋다니 좋다만. 암튼… 마지막 장면은 어쨋거나 해피앤딩인데, 결국은 사회적으로 능력 있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남자 보는 눈은 지지리도 없어서 개바람둥이에게 어떻게 엮여 들어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는…. 아주 교훈적인 연극이렷다. 사실 대사로 보면 결혼도 아이 생각도 없는 남자에게 여자가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있겠냐며 딜을 하는 건데, 아니 말로는 뭘 못해! 아주 흑인 아줌마들은 미쳐 날뛰더구만. 기립박수 치고… 막 브랜다에게 이입해서는… 아이구. 나참. 2막 시작 무렵에 남자 주인공이 팬티만 입고 일어선 순간 흑인 아줌마들 입에서 터져 나오는 탄성… 프하. 아니… 그래… 좀 심하긴 하더라만 그렇게 티를 내슈들. ㅡ.ㅡ;; 어쨋든 정서가… 정서가 정말 다르다는 걸 새삼 느끼고 왔다.
루빈-베가 언니, 사랑해요! 흑… 그래도 담엔 좀 제대로 된 작품에 출연하셔서 맘 놓고 연기하슈. 이번에 드럽게 고생하셨다는 후일담이 여기 저기 퍼져 있다. 암튼 이 두 분의 치고 빠지고 삐치고 또 돌아서고 하는 쥐었다 놨다 하는 연기는 압권이었다. 작은 무대일수록 배우가 신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주십니다. 게다가 배경이 겨울이라(크리스마스 이브!) 두 사람이 처음에는 꼭 껴입고 나오는데 그렇다고 이 배우들이 땀 삐직거리면 대략 좀 뻘쭘하잖나. 그래서 극장 안이… 겨울처럼 추웠다. 공연 보고 나오는데 더위에게 한 30초간 감사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