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a Maria 말이야…

공연 이틀째인 마리아 마리아를 보고 왔다. 듣자하니 마지막 드레스 리허설은 굉장히 좋았단다. 마지막 드레스 리허설이 좋으면 오프닝 망한다는 이 바닥 징크스는 바다 건너 한국에서 와도 변함없이 통용되나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작품이 기존의 ‘쇼 비지니스’와는 완전히 다른 바닥의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이 작품은 말하자면 아미쉬 극장에서 공연하는 초대형 기독교 선교 공연과 다를 바가 없다. 즉, 선교 공연으로서는 가치가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몰아칠 때는 나름대로 욱 ~ 하는 감동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라면 기독교도가 아니라면 대체 어이가 없을 성경구절(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한글판 성경은 백년 전 말투다) 가사는 물론 도대체 뮤지컬 가사라고 받아들이기는 너무 무리가 심한 번역투 가사는 정신이 확 깼다.
마리아가 예수가 잡혀간 후 약물에 빠졌다가 단지 예수에 대한 사랑만으로 돌아온다는 건 교회 다니는 분들께는 차암 납득이 자알 되시겠지만 안 다니는 사람 입장에서는 주인공이 마리아라더니 마리아 어디 갔냐, 하는 의문만 가득하다. 즉, 이 작품은 성경 내용 알고 어려서부터 교회 다닌 사람들이나 이해할, 그것도 한국에서 교회 다닌 사람들이나 이해할 공연이다. 플롯이고 나발이고도 없다. 게다가 의상컨셉은 끔찍했다. 개인적으로 이수동 선생님의 색 고운 한복들을 무척 선망하고 존경하고 있지만 이번 공연에서 그런 이수동 선생님의 특징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스텝 명단에서 의상 디자인에서 이수동 선생님의 이름을 발견하고 아연실색했다. 왜, 왜! 한국에서 온 공연이라고 다 한복 입으란 법 없다. 하지만 이 공연에서는 의상의 일관된 컨셉이라고는 없다. 마리아 마리아가 창녀 시절에 입는 옷은 게이샤와 와호장룡의 장지이고 대제사장은 왜 중국 황제야. 그 와중에 열 두 제자 의상은 아이다의 군복일세. 어쩌란 말인지. 서숙진씨의 무대는 I love you… 와 하나도 다름이 없고 어째서 로마로 가고 싶은 마리아가 비는 신이 베누스가 아닌 아프로디테야. 그건 그리스란 말이다. 게다가 아프로디테라고 해도 참는다 치자. 어째서 동상은 그보다 2천 년은 전인 크레테 섬 것이냐 말이다. 뭐, 우상 분위기 내보려고?
더 한심한 건 공연을 보는 기독교인들의 자세. 제사장의 똘마니가 외치는 ‘메시아는 영광 중에 오실 것이다!’라는 절규, 이건 내용상 극중의 예수를 부인하는 대사다. 즉, 목수 아들 따위는 메시아가 되지 못한다는 비하지. 하지만 이 말 한 마디에 열광하며 박수 치시는 일부 기독교 관객님들… 메시아 한 마디에 바보 되셨수들? 예수에 대한 호칭은 선생님부터 랍비, 예수야, 그놈까지 아주 다양한데, 웃기는 건 제자들끼리 호칭이 통일이 안된다는 거. 극중 마리아의 뽕 맞은 신에서 등장하는 탈은 뭐가 필립 장띠고 상고모자 쓰고 나오는 분들은 어째서 그냥 들어가며 대제사장은 중국 황제 입고 대금은 왜 갑자기 부셔? 조명… 아… 조명. 그냥 장면마다 색만 바꾼 조명에 대해 뭘 말하리. 어느 장면이 상상 속의 장면인지, 낮인지 밤인지 오후인지 새벽인지 실외인지 실내인지 전혀, 아무런 개념도 없는 조명 됐다. 초록색과 분홍색이 가로로 나뉠 때는 그저 망연자실. 연출의 일관된 컨셉도 아이디어도 전무한데다 강효성씨는 대사가 조금만 길어지면 혀 꼬이고… 무슨 한국 뮤지컬 보며 자막 봐야 되고. 그래… 선교공연으로는 성공적이지만 이걸로 비기독교인이 기독교로 개종할 기대는 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리그다. 너무 실망이 커서 망연자실하게 극장을 나왔다.
리뷰를 써야 되냐? 이건 메이저 쇼비지니스가 아니라 크리스챤 비지니스다. 완전히 다른 리그라는 뜻이다. ‘뮤지컬’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절대 좋은 소리가 나올 수 없지만 크리스챤 쇼비지니스로 보면 또 다른 시각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어쪄.
9월 17일
조야옹씨. 생일을 축하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준 것만도 모자라
마녀 옆에서 종알종알 수다도 떨어주고
무엇보다도 한참 모자라는 마녀를 사랑해 주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성원 부탁해요. (으응?)
많이 많이 사랑하고 있어요. 보고 싶어요. 06. 마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