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10th ‘Broadway Visit’ Anniversary

10월 3, 2006 at 2:53 오전 (Double Life, Off Stage, 야옹 Wrote)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개편하고서 업데이트가 매우 매우 게으르다. 블로그를 자주 업데이트해서 방문하는 손님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제대로 된 블로그 주인의 마인드가 거의 없는게 아닐까?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었던 8년전을(으음.. 벌써..) 돌이켜본다. 그때는 또 얼마나 부지런히 가꾸고 기름칠을 해댔던가?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하고 여러 경로로 연락이 오고,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업계의 인맥도 그때부터 비롯된 것이다. 때로는 손님들을 오프라인에서도 만났고 그중 몇몇 사람들과는 여전히 연락하며 친하게 지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2년전 뉴욕을 떠나는 싯점에 모든 게 달라졌다. 홈페이지에서 가장 공을 들였던 컨텐츠인 뉴욕의 극장가 소식은 더 이상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업데이트 하지 않았다. 뉴욕에 살던 7년 동안 때마침 한국에 불어닥친 뮤지컬의 광풍. 오 장난 아니었다.. 그때 업데이트한 많은 정보들이 그 기간동안 실로 많은 업계 관계자분들에게 읽혀졌다고 들었다. 그중엔 말없이 퍼가서 본인의 업무에 고스란히 활용한 분들도 계시고… 물론 개별 작품에 대한 감상을 제외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의 80%는 책에 썼다. 사실 2004년초에 책을 준비하면서부터 홈페이지 업데이트는 뜸해졌던 것 같다.

그런 책이 출간될 수 있었던 사실만 해도 고마웠다. 하지만 그 책이 나온 순간 우리가 그간 수년 동안 고민하고 정리했던 것이 상품으로 나옴으로 해서 이제는 확실하게 더 이상 그런 정보들이 고급 정보의 영역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 정말로 많은 단순한 질문들이 게눈 감추듯 줄었다. 하지만 뮤지컬의 광풍 속에서 정말로 한국에서 브로드웨이가 가까워졌을까?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다. 오히려 뮤지컬의 활성화가 갑작스럽게 가져온 그 과실의 향기만을 즐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아예 몰라서 기초부터 자료 조사를 통해서 공부를 했을 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제는 이러한 정보들로 벼락치기를 한 후 상황을 오판하고 그것이 옳다고 잘못 믿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공연은 영화가 아니다. 그때 그 순간에 그 자리에 있지 않았으면 제발 입을 닥치시오.

이야기를 다시 돌려서 짧은 자문자답. 근데 내가 왜 떠났던가? 좀 더 스테디한 일과 돈을 위해서. 귀국을 앞두고 막연하게 한국의 뮤지컬계가 발전하기 위해서 크리에이티브한 마인드를 가진 인력들이 늘어나고 그 체계적인 제작 시스템도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그동안의 경험을 업무로 연계시키게 되었으니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보자는 생각도 있었고 유학생활 내내 어려웠던 경제 생활을 타개하기 위해서 선택한 이길. 하지만 몸을 담그면 담글수록 알면 알수록 왜 만족감은 옅어만 가는 것일까?

이제 예전처럼 좋은 공연을 홈페이지를 통해서 좋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사실 우습지만.. 좋다고 열심히 열변을 토해가며 소개했던 공연이 어느 순간에 허접한 라이센스 공연으로 서울의 한 공연장에서 난데없이 올라와서 처절하게 패퇴해가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과 함께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 물론 아무도 나에게 뭐라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어떤 사람이 나에게 왜 블로그를 이글루나 네이버를 쓰지 않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럼 방문자가 많이 늘텐데… 왜 아무도 모르는 wordpress를 쓰는지…하면서 말이다. 글쎄. 같은 이유에서다.

내가 지금보다 좀 부지런하다면 한국 뮤지컬 계의 음울한 미래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 하고 싶다. 충무로의 뮤지컬 열풍도, 원소스 멀티유즈의 뻔한 허상도, 프러덕션의 이해와 깊이는 없고 주변부의 가쉽만 남은 공연 리뷰, 말도 안되는 리딩과 쇼케이스 결과물들. 하지만 어떡하나. 나 게으르거든. 혼자 노는 거에 익숙하다고 했다. 대신 뉴욕을 떠난 후 뮤지컬 DVD를 모은다. 물론 이 취미는 오래가지 못한다. 대략 200개 정도만 모으면 모든 게 끝난다. 지금은 절반쯤 왔나? 물론 공연은 영화가 아니다. 극장에서 못푸는 한을 이렇게나마 푸는 것을 뿐.

나는 마녀가 뉴욕에서 내가 이루지 못하고 배우지 못한 더 많은 것들을 나를 대신해서 마저 배우게 되기를 기대한다. 뮤지컬을 좋아하게 된 이상, 앞만 보고 달렸으면 좋겠다. 자기 쇄신을 하지 않는 사람은 멀리하고, 실력은 헬스 키친의 타운하우스인데, 말로는 아발론 아파트 옥상에 가있는 초조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는 정기적으로 인간관계의 리셋 버튼을 눌러야 한다. 그리고 잘 팔리는 수만 가지의 이야기가 널린 그곳의 정기를 내 몫까지 받았으면 좋겠다.

어느덧 뉴욕을 처음 갔던게 지난주로 꼭 10년이 되었다.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인생은 그렇게 바뀌었다. 이제 새로운 decade를 맞아 어떤 목표를 삼아볼까?

댓글 7개

  1. 마녀 said,

    그 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 야옹씨.

  2. 정근 said,

    가끔 들러보는데 오랜만에 조금 이해가 되는 글이네요 ^^
    다른 글들은 너무 아는 것이 없어서리… ㅎㅎ

    뭔가를 열심히 끄적였었는데 이메일을 가라로 쳤더니 다 날라가 버렸군요.ㅋㅋ
    그럼 건강하시고 멋진 심년 계획 세우시길…

  3. 야옹 said,

    정근 반가워~ 연말에 함 뭉쳐야 할텐데..

  4. 정진 said,

    나도 정근과 동감. 오랜만에 조금 이해가 되는 글이라 글을 남김. 뉴욕 첫방문이 벌써 10주년이나 됐구나~ 기억이 가물가물~~ 멀리서 샴페인이라도 터뜨려야겠네. ^_^ 10주년 축! 그리고 더욱 멋진 다음 10년을 기대하며…

  5. 튼솔 said,

    사실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때로는 야옹님과 마녀님의 추천 공연이 궁금해질때가 있습니다. 공연 선택할 때 참고하려고요.

    두 분 다 한 번밖에 못 뵈서 서운하지만, 다시 뵐 때까지 건강하세요!

  6. 야옹 said,

    튼솔님 여전히 뉴욕을 꿋꿋하게 지키고 계시는군요~ 반가워요. 가을에 좋은 공연 많으니 추천드릴께요.

  7. 야옹 said,

    정진 보내준 사진 잘봤어. 나도 다음 10주년 기대가 정말 크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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