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 컨페션
작년 한해 호평을 받고 현재도 장기 공연중인 뮤지컬 <밑바닥에서>의 왕용범 연출, <뮤직 인 마이 하트>, <폴 인 러브>, <살인사건>의 작가/연출가 성재준의 대본, TV 배우 출신으로 최근까지 <아이 러브 유>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쳐 뮤지컬 배우로 거듭난 정성화, <그리스>, <드라큘라>를 통해 가창력을 선보인 여배우 윤공주 등 현재 뮤지컬 계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제작진/배우들이 만든 창작 뮤지컬 <컨페션>이 개막했다.
<컨페션>은 ‘피아노 바’인 변두리의 레일로드 카페를 배경으로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가수를 꿈꾸는 스타지망생 김태연(윤공주 분)과 청력을 잃어가는 ‘베토벤 증후군’을 앓고 있으면서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과거 무명시절 자신이 일했던 옛 카페를 찾아온 유명 가요 작곡가 이주현(정성화 분) 사이의 애틋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이주현의 헤어진 옛 예인이자 그의 곡으로 스타 가수가 된 이혜미(최우리 분)가 다시 나타나면서 삼각관계가 형성되는데 결국 이주현은 새로운 사랑 대신 옛 사랑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근래에 만들어진 창작뮤지컬 가운데서 보기 드물게 진지한 주제를 택하고 있다. 작곡가에게 가장 큰 형벌인 청력 장애를 가진 이주현과 가수가 되고 싶지만 기회가 없는 변두리 까페의 웨이트리스 김태연의 첫 만남과 그의 옛 애인과의 삼자 구도는 일단 설득력이 있다. 거대하게 재현한 무대 셋트와 카페의 컨셉을 살린 철길 셋트 역시 크지 않은 충무아트홀 소극장 무대를 가득 채워 포만감이 들게 한다. 박초롱의 음악은 최근 창작뮤지컬 중에서 가장 완성도 있는 좋은 선율을 가졌다는 점도 이 작품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극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무리수가 엿보인다. 무엇보다도 극의 무게중심이 분산되어 있다. 초반에는 김태연(윤공주)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는가 싶더나 중반 이후에는 이주현(정성화)이 그 바톤을 이어받고 후반부에는 다시 뒤늦게 등장한 이혜미(최우리)에게 갑작스런 비중이 쏠린다. 특히 이혜미의 등장으로 삼각관계가 형성되고 이주현이 다시 그녀에게 돌아간다는 결말이 급작스럽게 느껴지지 않으려면, 그 결말을 유추할 수 있는 뮤지컬 적인 장치가 필요한데, 가령 초반부에 이혜미가 정말 실력 있는 가수라는 것을 뮤지컬 시퀀스로 보여준다든지 현재 이주현과의 헤어짐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암시적인 장면을 부가시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앙상블들이 등장해서 환상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에서도 문제점이 보인다. 가령 웨이트리스 김태연이 상상 속에서 스타가 되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다른 배우들이 완벽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그녀의 코러스 겸 백댄서 역할을 하지만, 노래와 춤이 끝난 후 현실의 카페로 돌아와서도 암전이 되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극이 진행되는 장면은 뮤지컬의 기초 문법에 이탈해있다.
시각적으로 아기자기함을 주는 철길은 -제작진이 의도했건 안했건- 객석에서 보면 무대(김태연이 갇혀있는 카페)와 객석(드넓은 바깥세계)을 정확히 구분하는 경계선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극 중반에 느닷없이 카페 사장이 관객들에게 맥주를 나눠주는 장면에서 철길을 건너는데 이 행위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든다. 물론 이 부분은 PPL를 위해 극의 맥을 어쩔 수 없이 끊게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극 전체적으로 카페 안에서만 머물게 되는 설정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사랑의 진도가 더딤에도 불구하고 김태연이 카페안에서 밤을 새고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일하면서 다음 장면이 계속 카페로 이어지게 된다. 철길 역시 초반에는 레일로드 카페의 인테리어의 느낌이 강한데 후반부에 실제 야외의 철길로 변하는 장면에서는 조명을 비롯한 전체 분위기가 야외의 느낌이 들지 않아서 그나마 유일한 공간 이동의 재미가 희석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인터미션 없이 100분간 극을 진행하는 방식은 극의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할 때 맞는 선택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주인공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노래로서 살리기 위해서는 다소 작품의 분량이 짧은 면도 보인다. 이혜미의 갑작스런 등장 이후 기본 구도는 삼각관계로 바뀌지만 그 이전에 이주현은 김태연에게 마음을 흔들릴 정도의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 오로지 철길 장면 하나로 둘 사이가 급격하게 발전하기에는 설명이 다소 부족한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애초부터 둘 사이가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운명으로 설정되었고, 그래서 바로 이주현이 옛 애인에게 쉽게 돌아가 버린다면 이 작품은 스토리가 빈약한 작품이 되어 버릴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컨페션>은 좋은 주제와 설득력 있는 시놉시스를 가졌지만 작품의 컨셉과 무대 행위들이 묘하게 겉도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극중 비중이 높은 세명의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창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장점이 크며, 최근 창작뮤지컬의 제작 붐을 이끌고 있는 제작진들이 계속해서 한국적인 주제와 설정을 찾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느껴지는 작품으로서 앞으로의 선전을 기대한다.
My 10th ‘Broadway Visit’ Anniversary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개편하고서 업데이트가 매우 매우 게으르다. 블로그를 자주 업데이트해서 방문하는 손님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제대로 된 블로그 주인의 마인드가 거의 없는게 아닐까?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었던 8년전을(으음.. 벌써..) 돌이켜본다. 그때는 또 얼마나 부지런히 가꾸고 기름칠을 해댔던가?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하고 여러 경로로 연락이 오고,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업계의 인맥도 그때부터 비롯된 것이다. 때로는 손님들을 오프라인에서도 만났고 그중 몇몇 사람들과는 여전히 연락하며 친하게 지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2년전 뉴욕을 떠나는 싯점에 모든 게 달라졌다. 홈페이지에서 가장 공을 들였던 컨텐츠인 뉴욕의 극장가 소식은 더 이상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업데이트 하지 않았다. 뉴욕에 살던 7년 동안 때마침 한국에 불어닥친 뮤지컬의 광풍. 오 장난 아니었다.. 그때 업데이트한 많은 정보들이 그 기간동안 실로 많은 업계 관계자분들에게 읽혀졌다고 들었다. 그중엔 말없이 퍼가서 본인의 업무에 고스란히 활용한 분들도 계시고… 물론 개별 작품에 대한 감상을 제외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의 80%는 책에 썼다. 사실 2004년초에 책을 준비하면서부터 홈페이지 업데이트는 뜸해졌던 것 같다.
그런 책이 출간될 수 있었던 사실만 해도 고마웠다. 하지만 그 책이 나온 순간 우리가 그간 수년 동안 고민하고 정리했던 것이 상품으로 나옴으로 해서 이제는 확실하게 더 이상 그런 정보들이 고급 정보의 영역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 정말로 많은 단순한 질문들이 게눈 감추듯 줄었다. 하지만 뮤지컬의 광풍 속에서 정말로 한국에서 브로드웨이가 가까워졌을까?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다. 오히려 뮤지컬의 활성화가 갑작스럽게 가져온 그 과실의 향기만을 즐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아예 몰라서 기초부터 자료 조사를 통해서 공부를 했을 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제는 이러한 정보들로 벼락치기를 한 후 상황을 오판하고 그것이 옳다고 잘못 믿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공연은 영화가 아니다. 그때 그 순간에 그 자리에 있지 않았으면 제발 입을 닥치시오.
이야기를 다시 돌려서 짧은 자문자답. 근데 내가 왜 떠났던가? 좀 더 스테디한 일과 돈을 위해서. 귀국을 앞두고 막연하게 한국의 뮤지컬계가 발전하기 위해서 크리에이티브한 마인드를 가진 인력들이 늘어나고 그 체계적인 제작 시스템도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그동안의 경험을 업무로 연계시키게 되었으니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보자는 생각도 있었고 유학생활 내내 어려웠던 경제 생활을 타개하기 위해서 선택한 이길. 하지만 몸을 담그면 담글수록 알면 알수록 왜 만족감은 옅어만 가는 것일까?
이제 예전처럼 좋은 공연을 홈페이지를 통해서 좋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사실 우습지만.. 좋다고 열심히 열변을 토해가며 소개했던 공연이 어느 순간에 허접한 라이센스 공연으로 서울의 한 공연장에서 난데없이 올라와서 처절하게 패퇴해가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과 함께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 물론 아무도 나에게 뭐라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어떤 사람이 나에게 왜 블로그를 이글루나 네이버를 쓰지 않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럼 방문자가 많이 늘텐데… 왜 아무도 모르는 wordpress를 쓰는지…하면서 말이다. 글쎄. 같은 이유에서다.
내가 지금보다 좀 부지런하다면 한국 뮤지컬 계의 음울한 미래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 하고 싶다. 충무로의 뮤지컬 열풍도, 원소스 멀티유즈의 뻔한 허상도, 프러덕션의 이해와 깊이는 없고 주변부의 가쉽만 남은 공연 리뷰, 말도 안되는 리딩과 쇼케이스 결과물들. 하지만 어떡하나. 나 게으르거든. 혼자 노는 거에 익숙하다고 했다. 대신 뉴욕을 떠난 후 뮤지컬 DVD를 모은다. 물론 이 취미는 오래가지 못한다. 대략 200개 정도만 모으면 모든 게 끝난다. 지금은 절반쯤 왔나? 물론 공연은 영화가 아니다. 극장에서 못푸는 한을 이렇게나마 푸는 것을 뿐.
나는 마녀가 뉴욕에서 내가 이루지 못하고 배우지 못한 더 많은 것들을 나를 대신해서 마저 배우게 되기를 기대한다. 뮤지컬을 좋아하게 된 이상, 앞만 보고 달렸으면 좋겠다. 자기 쇄신을 하지 않는 사람은 멀리하고, 실력은 헬스 키친의 타운하우스인데, 말로는 아발론 아파트 옥상에 가있는 초조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는 정기적으로 인간관계의 리셋 버튼을 눌러야 한다. 그리고 잘 팔리는 수만 가지의 이야기가 널린 그곳의 정기를 내 몫까지 받았으면 좋겠다.
어느덧 뉴욕을 처음 갔던게 지난주로 꼭 10년이 되었다.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인생은 그렇게 바뀌었다. 이제 새로운 decade를 맞아 어떤 목표를 삼아볼까?

Hudson Hotel, NYC
15개월만의 뉴욕 방문. 사실 방문이 아니라 귀환이 맞겠다. 작년 4월초 귀환의 컨셉은 ‘굿바이 황사’였는데 (황사가 오면 뉴욕에 간다…) 올해는 갑작스런 일들로 그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서 황사와 함께 4월을 보내고 새로운 컨셉을 가져왔다. 이름하여 ‘포스트 월드컵’..
사실 4월초에 회사에 항공티켓 신청을 하고나서 나중에 확인해보니 월드컵 스위스전을 마치고 나서 바로 오후 출발이었다. 사실 너무 커진 기대도 그렇고 16강 진출에 대해 다소 비관적이었기 때문에 16강 탈락으로 인해 불어닥칠 전국민적인 정서적 침체를 뚫고 비행기를 타자, 만약 올라가면 내가 틀린거니까 경기를 못봐도 할 수 없다. 뭐 그런 마음이었다.
여하튼 다시 돌아온 뉴욕. 변한게 거의 없다. 첫날부터 사람들에게 길을 알려주고 있으니 뭐냐고.. 하긴 여기는 내가 7년을 산 곳이지. 도착하자마자 컨셉을 두개 더 추가했다. 하나는 여전히 복잡한 귀곡산장을 보며 든 ‘정리 정돈 컨셉’, 또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한번도 안가본데를 가보자는 (예를들어 Red Hook 지역) ‘초 로컬 컨셉’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첫날부터 예외는 있었으니 밤에 도착하자마자 마녀와 함께 달려간 곳은 노리타의 Cafe Havana, 그리고 둘쨋날은 나의 페이보릿 Hudson Hotel의 바, 그리고 셋째날은 차이나타운의 Dumpling House 였다. 그래 이런 곳들은 영원히 남아서 우리의 일상이 되어줘야만 해.
Dreamgirls
영화로 만들어진댄다.
주연은… 놀랍게도 비욘세 놀즈. 크악!
예고편을 보니… 꽤 할 듯. 다이아나 로스 풍으로 말아 올린 비욘세의 머리 상당히 볼만했다.
드림걸즈는 나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데 올 겨울이 조금 기다려진다. (아직 여름도 안 왔고만!)
아사리 게이타

며칠전 뮤지컬 <라이언 킹>이 10월에 드디어 새로 지은 잠실 롯데호텔 옆 샤롯데 극장에서 개관 공연 겸 초연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예상대로 많은 매스컴들에서 시키의 한국 진출의 공식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고 잘됬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잘 만들어진 감동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이지만 이를 둘러싸고 (최소한 업계안에서는) 논쟁이 과열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뮤지컬은 철저히 상업적인 예술이다. 게다가 도박이다. 투자한만큼 거두는 것도 아니고 정반대의 결과를 내기도 한다. 극단 시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절대 자선사업이 아니다. 샤롯데극장에 매우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200억이 넘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오픈런 방식으로 장기공연을 하고 극단 소속의 배우들을 활용해 운영 비용을 많이 낮출 것이다. (라이언 킹은 사실 스타 캐스팅이 필요없는 작품이다.) 게다가 기존 셋트를 활용하기 때문에 10~15%의 비용 절감 요소도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최소 2년의 롱런을 기대하게 하는 흥행 보장 0순위인 '라이언 킹' 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티켓 최고가 9만원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요즘 논의의 핵심이 시키가 내건 그 티켓 최고가 때문인것 같은데 이는 앞으로 관객의 입장에서 뮤지컬 가격을 낮추어 관객층을 늘리는데 긍정적이라고 본다. '라이언킹 9만원'이란 카피는 일단 던지는 충격파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제작사들이 앞으로 티켓 가격을 정할 때 이를 많이 참조할 것으로 보인다. 몇년씩 하는 고정 레파토리 공연인데 1층 객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VIP 좌석의 가격은 여전히 12만원인 공연들이거나 단기 초연 공연이면서도 15만원이 넘는 작품들이 결국 여론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게 될것이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되었을까?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그중 손해 본 공연을 다른 잘되는 공연으로 보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회계장부가 투명하지 않을 경우 그냥 집안살림으로 뭉뚱그려서 네 주머니 내 주머니 없이 처리가 가능하다. 잘되는 공연의 경우 상대적으로 손익분기점이 낮아 질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때 손해를 보는 공연이 절대 다수고 수익이 나는 공연은 전체 공연 중 10%도 안된다. (인터파크 순위 5위 아래로는 적자 날것을 걱정해야 한다.) 즉 컴퍼니 입장에서는 잘되는 공연이 보험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초연을 기준으로만 본다면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뮤지컬 공연의 유료 객석 점유율이 보통 70% 정도에서 '업계 일반 손익분기점'이 결정되는데 셋트를 새로 만들고 모든 배우와 스태프를 처음 고용해 훈련시키는 초연 공연까지 손익분기점을 상향 조정하라는 여론은 옳지 않다. 그건 비즈니스를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첫번째는 작품별로 각각 다른 투자금를 모집하고 회계 관리는 투명하게 해야 한다. 망하는 작품에 투자한 투자자는 결과에 승복하고 묻지마 투자를 해야하고 작품별 손익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따라서 망할만한 공연은 아예 하지 않아야 한다. 투자자가 모이지 않는 프로젝트는 모일때까지 2년이고 5년이고를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공연을 너무 쉽고 빨리 만든다. 관객들도 돈안되는 예술적인 작품들을 컴퍼니에서 만들기를 기대는 할 수 있지만 요구할 수는 없다. 두번째는 제작비를 줄이면서도 퀄리티를 유지하는 선진적인 시스템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왜냐면 뮤지컬 시장은 티켓 가격에 거품이 있다면 그만큼 제작비에도 거품이 있다 현장에서 느낀건 과거에 비해 개런티를 포함한 제작비가 정말 많이 올랐다. (대학로에서 보면 먼나라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건은 역으로 제작비의 거품을 뺄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우리나라 제작자들이 시키의 진출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것이라 생각하지 말자. 속으로는 웃고 있을 지도 모른다. 티켓 가격을 하향조정하고 싶은건 마찬가지의 희망사항이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제작비와 개런티였다. 이제 조정할 명분을 쥐어준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중.소극장 뮤지컬을 올리는 제작자들은 어차피 강건너 불구경이다. 그들은 이번 업계의 변동에 영향을 끼칠 의사도 상황도 안될 것이다.
다만 다 좋은데 아사리 게이타 라는 시키의 대표의 자신감 그 너머로 걸리는게 있다. 시키 방식의 교육기관 설립이 과연 대안일까? 왜 일본 배우들은 소리가 그러한가? (그가 한국배우들 소리가 좋다고 말한건 정말 맞는 말이다. 일본어의 그 타고난 없는 발음 덕분에 그들이 부르는 뮤지컬 노래에는 어떤 스타일이 있다. 그중 한국 배우들이 배워서는 안되는 것도 많다.) 그들이 50년동안 서양 뮤지컬을 받아들여서 발전시켜온 방식은 우리나라에 참고는 될지 언정 교육의 형태로 전수될만한 가치가 큰 것인지는 모르겠다. 결국 그가 계획하는 한국 배우들을 통한 한국 시장 진출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은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것은 같이 경쟁하면서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
또 한편으로는 그의 개인적인 추함이 '라이언 킹'의 빛을 가리고 있다. 그는 한국의 여인들을 좋아한다. 남자로서. 그것은 극단안에서도 문제를 일으켜왔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일흔도 넘은 노인이라 그 이상은 뭐 말하고 싶진 않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결국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라이온 킹'에 관련해서 롯데 불매 운동까지 고려한다는 분들. 물론 오버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라이온 킹'이 가져올 업계의 긍정적인 변화를 거부한다기 보다는 그 이면에 아사리 게이타의 개인에 대한 반감이 더 크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 사람의 말은 다 맞아도 그 내면의 진실성을 믿을 수 없기에 마음속에서 그것을 거부하게 되는 것이 또한 사람의 마음이다. 이런 인간 관계들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이래저래 업계는 들썩인다. 그냥 가서 공연만 보면 되는 뉴욕이 얼마나 그리운가~
DVD 2.0 Magazine
지난달에 의뢰를 받아서 쓴 잡지 DVD 2.0 2006년 6월호 – 뉴욕에 있을때는 나름 잡지 매니아여서 구독도 많이 하고 스크랩도 하고 서점에서도 몇시간씩 보곤 했었는데 서울에선 게을러서 그런지 이렇게 원고 의뢰를 받고 원고를 보내고 얼마있다가 배달되는 잡지를 받고 넘겨보고서야 '이런 잡지가 있었군..' 하는 때도 있다. 사실 이 잡지를 그동안 한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표지 디자인과 활자는 참 마음에 든다.
담당 기자님에 따르면 이 잡지는 영화주간지 Film 2.0의 자매지라 하던데 월간지라 그런지 분량은 생각보다는 두꺼웠다. 요즘 너도나도 충무로 영화사들이 뮤지컬 제작에 뛰어드는 분위기에 맞춰서 뮤지컬 특집을 기획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영화사들이 뮤지컬에 뛰어드는게 상당한 거품과 허상을 몰고가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그런 측면에서 희망적인 방향의 글을 부탁받았으면 상당히 쓰기가 싫었을텐데 (물론 돈받는데 안쓸리는 없다..) 그래도 이곳으로부터 제안받았던 것은 분량도 길고 최근 브로드웨이의 경향과 그 이유에 대해서 쓰는 것이라 마음이 편했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사실을 말하자면 길고 장황하게 쓴 본문보다 뮤지컬 DVD 추천리스트를 만들고 짤막한 평가를 뒤에 박스 기사로 추가했는데 개인적으로 그것에 더 공을 들였다. 사실 뮤지컬의 분류니 경향이니 이런 것들도 이젠 꾸준한 학습효과 덕분인지 더 이상 고급정보도 아니고 살짝 지겨워진 상태였는데 덕분에 처음 DVD 추천글을 쓰는 과정이 솔솔한 재미를 주었다. 지난주에만도 아마존에서 뮤지컬 중고 DVD 10개를 (개당 평균 만원 이하. 정말 훌륭하다… 나는야 DVD 수집가~) 귀곡산장으로 배달시켜놓지 않았겠어. ^^ 이번에 가서 싸그리 훑어와야겠다.
Pet Shop Boys 2006

그분들이 오셨다.. 자켓에 가득한 블랙의 포스.. 티셔츠 나오면 꼭 산다!
창세기에 따르면 소돔은 사해 남쪽에 있는 도시의 이름이다. 어느날 저녁 하느님의 (남자)천사 둘이 소돔에 도착한다. 그들은 성문에 앉아있던 롯에게 거처를 청하고 잠자리에 든다. 그러자 동네의 남정네들이 롯에게 몰려와 이렇게 말한다. “Bring them out to us so that we can have sex with them” (우리말 성경에는 “이끌어 내라. 우리가 그들을 '상관'하리라”라고 일부러 '오역'되어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천사들은 격노하여 야훼의 이름으로 동성애를 탐닉하는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불을 내려 두 도시를 멸망시켰다. 남색을 의미하는 단어 sodomy 는 바로 소돔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교회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아이러니컬하게도 "성경에 동성애를 하다가 멸망했기 때문이다."라는 자가발전 논리를 내세우는 것을 가끔 들을 수 있다. 그러면 뭐라 답하리.. 누가 성경을 그렇게 쓰래..
"Sun! Sex! Sin! Divine intervention! Death and destruction! Ladies and gentlemen, welcome to the Sodom and Gomorrah Show!" 쇼의 오프닝을 외치는 사회자의 멘트로 시작되는 이 노래의 첫머리를 들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프로시니엄의 붉은 커튼이 열리며 프릭쇼를 보여주는 첼시 뒷골목의 침침한 카바레가 연상된다. '소돔과 고모라 쇼'라… 하하하… 이런 ㅈㅈ! 제목은 팍 하드코어네.. 사운드는 전작 Release의 추가곡 분위기의 멜로디와 80년대식 뿅뿅 신디가 어우러지는 전형적인 넘버. 가사를 보자. 천사, 이방인들이여! 소돔과 고모라 쇼라는 엔터테인먼트화된 놀이터에 가자! 결론은 게이 커밍아웃 송. 허허..
